해외 여행/2018 네팔 여행

Day 26. 고레파니-푼힐-힐레....

11월... 2018. 6. 9. 04:05

2018. 02. 13.


Ghorepani_Poon Hill_Hile


새벽에 혹시나 해서 밖에 나가보았더니..... 어느새 눈이 그치고 하늘에는 별이 반짝인다....

우선 자고있는 마눌을 깨웠다.... 푼힐에 오를 준비를 한다...

가져온 옷을 모두 껴입고... 털모자를 쓰고 버프와 장갑을 챙기고.... 헤드렌턴을 고정한다....

등산 바지 속에 잠옷바지를 겹쳐입고... 다리에 털토시를 하고... 신발과 주머니에 핫팩도 챙겼다...

카메라와 스틱, 물통, 삼각대도 준비한다..... 카메라 렌즈를 단렌즈로 갈아끼웠다...

동트기 전 여명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푼힐 오르는 길에는 눈이 쌓여있었지만... 심하게 미끄럽지는 않다....

렌턴의 강을 따라 한발 한발 오르다 보니 푸르스름 기운이 남아있는 푼힐에 도착했다...  여명이 막 시작되고 있다......





언덕에 도착하자 마자 티샵에서 뜨거운 차를 주문해서.... 큰 잔 가득 든 차를 호호 불며 마셔준다.......

마눌의 기억으로는 이날 마신 차가 가장 맛있었다고.....

서서히 날이 밝아오고 눈 앞의 봉우리에 하나 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모두들 이쪽 저쪽 뛰어다니며 정신 없이 셔터를 눌러댄다....... 눈밭에 강아지 처럼.... 

마눌과 나도 함께 뛰어다녔다....

모두의 얼굴에 행복이라고 쓰여있다.....

미녀삼총사도... Pretty French Girl 도... 계성고 학생들도... 영국에서 온 백발의 할머니도... 말 한번 섞지 않았던 중국 팀도......

이순간 만큼은..... 모두가 친구다.... 위.아.더.월.드.다~!.... 

이날 아침 푼힐에 모인 이들의 행복한 기운을 모으면 타노스를 물리칠 수 있었을 꺼라 믿는다.....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 할 때.... 차를 한잔 더 마시며 우리만 남기를 기다린다.....

사람들은 순식간에 썰물처럼 사라졌고.......아무도 없는 고요한 푼힐의 아침을 조금 더 즐긴다.....


티삽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마지막으로 언덕을 내려왔다....

아침식사를 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원래 계획은 촘롱까지 가서 란드룩 쪽으로 하산 하는 계획이었는다....

하지만 이번 산행은 여기까지만 하고 마치자고..... 오늘의 기억이면 충분하다고 마눌의 합의를 했다....

대신 오스트리아 캠프를 들려보기로 했다....

촘롱의 어마무시한 계단을 마눌이 견뎌낼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다.....

미녀삼총사에게 무사 산행을 빌어주고... 어제 올랐던 길을 돌아내려가 갔다....

오늘 힐레까지 가서 자고 내일 아침 버스로 카레까지 가서 오스트리아 캠프로 가기로 했다....


내려오는 길은 별다를 것이 없었다.... 어제의 산행을 리와인드 하는 것 처럼 한장면씩 되짚어 걸어 내려왔다.....

어제 아침 차를 마셨던 곳에서 점심을 먹고 울레리까지 나려왔다....

울레리 아래로는 처음 걷는 길이다..... 

3000계단 끔찍했다..... 

힐레에서 올라오는 트레커들은 땅에 코를 밖고 각자 온갖 나라 말로 욕을 해대며 계단을 오른다.....

그들이 바라는건 단 한가지..... 어서 이 지옥같은 계단이 끝나주는 것이다......

힐레에 직전에 티케둥가 라는 마을을 지난다..... 왠지 아프리카에 있을것 같은 이름이다...

티케둥가에도 몇개의 롯지가 있다... 

카레 가는 버스가 여기에서 시작하지만..... 왠지 죽은 마을 같은 느낌이어서 힐레까지 가서 숙소를 찾았다.....

티케둥가에서 힐레까지는 15분 정도 걸린다....


5시 정도에 힐레에 도착했다.....

아침에 버스 타는곳 까지의 거리를 조금이라도도 줄여보고자 마을 마지막에 있는 롯지를 택했다.....

젊은 사우니는 아이파이와 핫샤워가 우리를 호객한다.....

윗집에서는 방값도 공짜라고 말했다...... 우리가 한수 위다....


Green View Guest House... 에너지 넘치는 젊은 사우니가 운영한다.....

레이크 사이드에서 마사지사로 일하다가......... 몇 년전 부터 부모님이 하던 롯지를 운영하고 있단다.......

언니는 레이크사이드에서 만두로 유명한 티벳 식당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언니 카레에 가는 버스가 없다고 한다..... 분명 가이드가 있다고 했는데.... 

한참을 옥신각신 하다가 결론이 났다.....

카레는 포카라에 있고 우리가 갈 곳은 까레 란다.... 발음에 문제가 있었다.....

노트에 네팔어로 " 오스트리안 캠프에 가고 싶어요 " 라고 적어주었다.....

마눌이 " 맛있는 김치 있어요" 라고 적어 주었다....

이 언니 김치 깍두기도 만든다.....




밤에 마을에서 시바신 축제가 열렸다....

사탕수수 줄기를 모닥불 위에 얹고 놓았다가.... 적당히 달궈진 사탕수수 줄기를 바닥에 힘껏 내려치면 펑~! 하는 소리나 나면서 사탕수수 줄기가 산산조각이 난다....

퐁~ 소리가 트게 날 수록 성공하는건데.. 주로 마을 여자들이 앞장서서 하고.... 나이가 많을 수록 큰 소리가 난다....

우리 롯지 언니도 꽤 잘한다.....

티카도 이마에 찍어주고 맛없는 과일도 돌리고.... 불에 달궜던 사탕수수 줄기도 나눠 씹는다.... 

사탕수수도 처음엔 달큰하니 맛있지만 자꾸만 주니까 이것도 곤욕이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직접 만들었다는 대마초가 돈다.... 외국 트레커들은 좋아라 하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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