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탐여행자/2009 국토종단

막걸리 여행

11월... 2009. 6. 6. 11:23

우리 두 사람은 이번 여행을 막걸리 여행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아침에 걷기 시작하면 막걸리 파는 곳부터 찾아 막걸리의 힘에 의지해 하루를 걸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번에 새로 배운 것은 생탁 이라는 것입니다.

 

유통과정 동안의 변질을 막기 위해 살균과정을 거친 살균탁주의 반대인 생탁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출고 후에도 발효되는 특성으로 공기가 통해야 하기때문에 뚜껑이 잠겨져있지 않다.

2. 발효가 너무 진행되면 쉬어버리기때문에 유통기간이 5일이다.

위의 경우는 제품화 되어서 대형마트 같은 곳에서 파는 생탁의 경우이고..

동네 양조장에서 제조해서 말술로 받아다 파는 생탁의 경우에는....

말술을 받아서 재사용 막걸리 통에 담기 때문에 잠겨있지 않고

제조 일자 같은것은 당연히 찍혀있지 않다.....

따라서 운이 나쁘면 5일이 지나 쉬어버린 막걸리를 마실 확률이 있다...

 

요즘 와인과 함께 건강에 좋고 맛도 좋다고 해서 막걸리가 뜨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출고 후에도 계속 발효되고 소규모 시골 양조장에서 제조되는 생탁의 특성상 유통이 쉽지 않습니다...

대형 막걸리 회사에서 살균탁주가 생산-유통되고 있지만 일단 마셔보면 왠지 죽은 막걸리를 마시는 맛입니다...

서울지역에서는 장수막걸리가 생탁으로 유통되고 있지요....

따라서 맛있는 생탁을 마시는 방법은 집접 가서 마시는 방법이 최고입니다...

 

시골 마을을 걸으면서 막걸리 파는 가게를 찾는 데에도 나름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에전에는 큰길가에 작은 점방에서 상비약 막걸리 등을 팔았었는데..

요즘은 시골에도 집집마다 자가용이 있어서인지 점방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장 쉽게 가게를 찾는 방법... 버스정류장을 찾으면 됩니다....

군내버스나 농어촌 버스는 '리' 단위 마다 한개 씩 있습니다....

그리고 버스정류장 근처에는 가게가 있기 마렵입니다.,....

요즘같은 농번기에는 주인이 가게 문을 닫고 농사일 하러 나간 경우도 있읍니다...

이럴 때에는 가게문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보시던가 아니면 옆 마을로 가보시던가...

걸어서 20~30 가량 걸립니다... ^^;

 

하루키의 위스키 기행이란 책을 보면

아일랜드에는 '좋은 술은 여행을 하지 않는다' 라는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브랜드 위스키와 달리 몰트 위스키는 시간이 지나고 기후바 바뀌면 술맛이 변한다는 뜻이지요...

막걸리는 위스키보다 훨씬 예민해서 정말 획기적인 방법이 나오지 않는 이상 여행이 힘들것 같습니다...

아무리 포장기술이 발달되었다고 해도 포장김치보다 땅속 독에 담아 숙성시킨 묵은지가 맛있는것처럼요....

 

언젠가는 막.걸.리.여.행.을 여행상품으로 개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전국 막걸리 지도를 만들어야 하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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