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내가 병원에 가기 싫어하는 이유

11월... 2009. 9. 10. 05:18

나는 병원에 가는 것을 싫어합니다....

내가 아파서 병원에 가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이가 아파서 병원에 함께 간다던가 문병을 한다던가 하는 것도 끔찍히 싫어합니다...

TV에서 병원 장면이나 수술 장면이 나오는 것도 보지 않습니다....

병원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던가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어려서부터 주사 맞는 것 따위를 즐기는 편도 아니었고.... 단체 예방접종을 하게 되는 가능한 줄 뒷편으로 숨곤 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병원에 가기 싫은 진짜 이유는 '피'를 보기 싫어서 입니다...

국민학교 시절 개구리 해부를 하는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엄마에게 해부할 닭을 사달라고 한적도 있었습니다...

엄마가 산 닭을 사줄테니 해부하고 다시 살려놓으라고 해서 없었던 이야기로 하기는 했지만... 본래부터 피를 무서워하는 성격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드러나 대학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 해 있을 적... 정말 지독한 수술을 받았었습니다....

발등뼈가 으스러지는 사고였는데 의사와 레지던트들이 돌아가면서 으스러진 발등뼈를 만지작거려 보더군요....

그냥 연습용으로 말이죠... 부러진 뼈를 주물러대는건 입술을 깨물 만큼 고통스럽습니다.....

첫번째 수술..... 부러진 발의 다섯 발가락에 철사를 꼿고 발 앞쪽으로 튼튼한 지지대를 설치해서 고무줄로 그 철사들을 당겨지게 해 놓는 수술을 했습니다... 부러진 뼈들을 주욱 당여서 팽팽하게 당겨지게 해놓은거죠.... 한마디로 뼈를 잡아빼는 겁니다....

이 수술 후 엄청난 양의 마취제를 놓아달라고 하여 맞았지만... 통증에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어쩌면 마취제 없는 통증은 훨씬 심했을수도 있겠네요....

고통에 참을 수 없어서 잠도 자지 못한 채 24시간이 지나고.. 다음날 엑스레이 촬영 후 결국 재수술을 하게됩니다...

 

이후 두번의 수술을 더 하게 됩니다....  발등의 피부가 모두 상해서 허벅지의 피부를 떼어 이식수술을 합니다....

수술에서 깨어보니 허벅지는 붕대로 칭칭쌓여 피가 베어 나오고 있더군요....

피부를 떼어낸 허벅지에는 새살이 자라라고 후시딘 비슷한 연고를 매일 발라주고....

상처가 어느정도 아물면 붕대를 한겹씩 떼어봅니다....

붕대를 떼어내면 어김없이 피가 베어 나오지요......

 

수술과 병원생활을 하면서 알수 있었던건 고통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당해보지 않은 상상속의 고통이 아닌 직접 당해본 고통으로 인해서..... 피를 보거나 수술한 자국을 보게 되면 그 고통이 내게도 전해지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뼈속에 스미는 고통이란 표현이 있습니다.... 관우는 뼈에 뭍은 독을 깍아낼 때 기절하지 않고 바둑을 두어서 대단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만큼 뼈에 고통이 참을 수 없이 크다는 말 일 것입니다....

실제로 뼈로 인한 통증은 아직도 몸안에 뼈속안에 남아있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뼈에 고정용 철심을  밖아 놓은 사람이라도 보게 될때는 정말 뼈가 시큰거립니다....

한동안은 병원냄새만 맡아도 머리가 쭈뼛하고 섯을 정도입니다...

잊을 수 없는 고통이란게 있다는 말입니다..... 문득문득... 어떤 자극으로 인해서 다시 느껴지는......

 

물론 나이가 먹고 사회생활이란걸 하면서 병원에 가지 않고 살수는 없습니다....

가고싶지 않지만... 갈수 밖에 없게 되는게 사람 사는 일입니다.....

하지만.... 환자를 보거나 병원에 가는 일은 정말 싫습니다...

 

내가 병원에 가기를 싫어하는 이유입니다.....

 

 

 

                                          ...................................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