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이 마을 아이들은 모두 같은 머리를 하고 있다!!.......... 요시노 이발관

11월... 2009. 8. 31. 14:02

 

요시노 이발관 (バーバー吉野 Barber Yoshino, 2004)

카모메 식당의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모타이 마사코 아줌마 주연..

 

국민학교를 다닐 적 나는 항상 스.포.츠.머.리. 라는 걸 하고 다녔다......

운동선수 보다는 오히려 군인들의 머리형에 가까웠던 짧은 머리....

짧은 머리가 가장 단정하고.. 이쁘다는

아버지의 표현에 의하면.... 깍.아.놓.은.밤.톨.같.은. 머리스타일 이었다..

특별히 외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나이가 아니어서.... 큰 불만은 없었지만....

그래도 썩 마음에 들지만은 않았던... 나의 스포츠 머리 스타일....

그때는 테니스부에서 운동을 하던 시절이라서...

'스포츠맨은 스포츠 머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었다...

 

이발소에 가면 특별한 설명을 하지 않아도... 이발사 아저씨가 알아서  깍아 주시던...

작업(?)하기 좋은 높이에 머리를 위치하게 하기 위해서...

이발소 의자 팔걸이 위에 나무 판을 놓고 앉아...

사각사각하는 가위질 소리에... 나른한 따스함까지 더해져.. 꾸벅꾸벅 졸다가....

기울어진 고개를 바로 세우기 위한 이발사 아저씨의 손길에 잠에서 깨곤 했던 기억......

예닐곱 마리의 돼지 새끼들이 엄마돼지의 젖꼭지를 빨고 있는 벽걸이 그림.....

한마리는 항상 힘센 형제들에 밀려나 젖을 빨지 못하고 있다..

 

중학교에 들어갈 때... 교복자율화라는것이 시행되었다....

중고등학생은 당연히 까까머리에 교복을 입고 한결같은 모양의 가방을 엽구리에 끼고 다녀야 하는것으로만 알았었지만...

소위 자유복이라는 옷을 입고.... 귀를 많이 덥지만 않으면 되는 머리를 하고 다니면 별일 없었다...

덕분에 중학교때는 오히려 바가지 머리를 하고 다녔었다..

찰랑찰랑 생머리에 가르마도 타지 않은..... 눈썹을 지나 눈 바로 위까지 덮은 앞머리...

참 마음에 들어했더란다.....

(영화 속 요시노가리(吉野刈り) 보다는 훨씬 세련됐었다고 생각한다.....)

 

군대 신병 시절... 내무반에 신병들 모두가 않아 오와 열을 맞춰 앉아있을 때 였다....

내가 앉은 맞은편 침상에 복제품 처럼 같은 모양 같은 자세로 앉아있는 동기들의 모습을 보고... 무척이나 화가 났었다....

순간적으로 밀려오는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슬픔......

결국..

머리스타일이 문제가 아니고.... 모두 똑같은 모습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 원망스러웠던거다...

 

 

20대 때......

친구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 내가 왜 뒷머리를 기르는지 알아...?

 

 

 

요시노 이발관 일본판 포스터..... 

 

 

 

                       .....................................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