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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백수 산행기

11월... 2010. 6. 15. 11:57

 

백수 산행기 (김서정, 2009, 부키)

 

주말에 북한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소망해봤을만한 생각.....

사람 없는 호젓한 북한산을 오를 수 없을까.....

매 주말마다 북적거리는 북한산을 한가롭고 조용하게 오를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주중에 오르는 것이요... 또 하나는 남들이 잘 다니지 않는 코스로 오르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합쳐서 주중에 남들이 잘 다니지 않는 한적한 코스로 오른다면.... 금상첨화인가...??

 

북한산에 애정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줘야 할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북한산을 다니면서도 전혀 관심 주지 않던 것들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다...

북한산에 진흥왕 순수비가 있다는 것도... 진흥왕 순수비가 국보 3호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덕분에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진흥왕 순수비를 찾아보기까지 했다..

 

글쓴이는 초보 산행자가 발전(?)하는 전형적인 과정을 보인다....

초기에 북한산을 낑낑 거리며 오르는 모습은....

아차산을 두 시간 만에 오르던 내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변변한 등산복 없이 등산화 하나만 믿고 처음으로 북한산에 올랐을 때....

처음으로 의상능선을 탔을 때....

인터넷을 스승삼아 혼자서 지리산 종주를 나섰을 때....

그 때의 두렵고 설레던 첫 마음들이 기억 난다....

 

내가 가면 길이 된다..?

이 책을 보며 아쉬운 것은.....

결국은.... 남들이 가지 않는 산행로를 찾아 다닌다는 것이다.....

비인기 등산로가 아닌.... No Trail 비등산로다...

뭐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면.....

원래 있던 산길에 줄 쳐 놓고서 여기까지는 등산로이고... 여기는 등산로가 아니다....

라고 법으로 만들어 놓는 행태가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산행객들의 발길에 골이 패이고.. 단단히 굳어버린 등산로 들을 보면....

등산로 지정은 어느정도 필요악이 아닌가 본다....

물론 자신들은 산을 사랑하고 자신들이 다니는 길에는 흔적을 남기지 않겠다고 할 것이 빤하지만....

누군가 다니면 길이 되고.. 한번 만들어진 길은 또 다른 누군가가 따라 걷게 되는 것이다.....

자연휴식년제를 지정했던 지역의 숲이 살아나는 것을 보면... 느낄 수 있다....

불편하고 답답하지만 지킬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자기가 좋아서 다닌다는데.... 이 길로 다녀라 저 길로 다녀라 하고 싶지는 않지만....

적발되었을때.. 당당하게 벌금을 낼 용의만 있다면...... 비난하지 않겠다....

그 돈이 아깝다고 생각한다면......  훗....

하지 말아라......

나만 지치지 않는 것은..... 책임있게 지키고 있는 사람들을 모욕하는 짓이다.....

 

 

 

 

                                      .......................................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