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코스 4/22
해안을 따라 서귀포시 전역을 잇고 제주시로 올라가는 첫 올레. 무릉 2리부터 용수포구 절부암까지 들과 바다, 오름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이다. 드넓은 들에서 보는 지평선은 아스라하고, 깊은 바다는 옥빛으로 일렁인다. 신도 앞바다에 거대한 도구리(돌이나 나무를 파서 소나 돼지의 먹이통으로 사용한 넓적한 그릇)들이 바닷물과 해초를 가득 머금은 채 연못처럼 놓인 모습이 신비롭다.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날, 이 도구리에 파도가 덮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라고. 7코스 ‘일강정 바당올레’를 만든 강정 돌챙이들이 서귀포시청의 도움을 받아 신도 앞바다 역시 걷기 좋은 멋진 길로 재탄생시켰다.
차귀도를 바라보며 수월봉과 엉알길을 지나 당산봉을 넘고 나면 '생이기정 바당길(새가 많은 절벽이라는 뜻으로 제주올레가 붙인 이름)'로 접어든다. 눈 밑에서 갈매기가 나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될 이 구간은 제주올레에 의해 개척되었다.
코스 경로(총 17.6km, 5~6시간)
무릉2리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골 - 평지교회 - 신도연못 - 녹낭봉 - (구)신도초교 - 고인돌 - 도원횟집 - 신도 앞 바다 - 수월봉 - 엉알길 - 자구내포구 - 당산봉 - 생이기정 바당길 - 용수포구(절부암)
08:00 기상... 09:00 출발
오늘은 혼자 걷기로 한다.....
일행들이 있었음에도.... 올레의 끝은 혼자 하고 싶었던것 같다.....
(구)신도초등학교 ... 폐교를 공방 및 실습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도기 만드는 실습도 하고.... 다도를 가르치는 공간도 있다.....
11시쯤.. 도원횟집을 지난다... 12코스 점심 장소다....
혼자서 먹고싶지 않아서 pass...
뒤에 출발한 큰형님은 이곳에서 점심을 했다고 한다....
도원횟집 지나 신도포구까지의 바닷길에는 도구리가 많다....
도구리에 담긴 물 속에 하늘이 있고... 햇빛도 담겨져 있다....
푸른 차 한잔이 있는것 같다....
도구리 사진을 찍으며.... 갯바위에 앉아 바다도 맞으며.... 쉬엄쉬엄 걷는다....
도구리..
도구리에 담긴 햇빛...
도구리에 담긴 바람....
신도포구 지나 수월봉 가는길.... 양파밭 너머로 노란 버스 한대가 지난다.....
성산의 시작은 당근 밭으로 시작해서... 무우밭.... 마늘 밭.... 이쪽은 온통 양파밭이다....
각각 지역의 특화작물이란다.....
이전까지는 마늘밭의 파수꾼이었는데... 양파밭의 파수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양파 밭의 파수꾼...
수월봉 입구.....
수월봉 입구의 유채꽃...
수월봉 정상에서 바라본... 차귀도....
수월봉 정상에는 기상관측소가 있고....
기상관측소 옆으로 난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차귀도와 용수포구 제주 서해안이 한눈에 들어온다....
간만에 볼 수 있는 시원한 전경이지만.... 이곳에서 디카 메모리가 바닥난다...
잠시 앉아 감상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몸을 날리는 바람에 결국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정상 바로 아래의 휴게소에서 맥주 한 캔에 바게트로 점심을 한다....
큰형님은 1시간 정도 뒤에서 오고 있고.... 사천총각.남미총각.포비는 곶자왈까지 갔다가 12코스를 오는 중이란다...
자구내 포구에서 바라본 차귀도....
영화 이어도 촬영지라는 기념비다.....
제주도에 사신다는 노부부가 올레를 하고 있다....
12코스 시작을 찾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내 배낭에 달린 리본을 보고는... 나무에서 떼온것 아니냐며 나무란다....
올레지기에게 얻은거라 해명은 하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남미총각이 스쿠터를 타고 따라왔다.....
걷는건 여기서 끝내고 서귀포로 돌아간다고 한다.....
작별인사를 하려고 달려와 주었다.... 마음씀이 고맙지만.. 짧은 인사만 하고 보낸다....
길위에서 만나요......
당산봉 지나 생이기정에 오르면.... 온통 갈대밭이다....
누군가 누웠다 간것처럼 갈대들이 눌려있다..
새들이 많은 곳이라는데... 혹시 새둥지인가 생각해보지만....
새들의 무게로 저렇게 흔적을 남기진 못할것 같다.... 그냥 미스테리로 남겨두지 모...
제주의 서쪽 끝.... 생이기정 절벽위에서 노을을 보기 정말 좋은 포인트다....
바다쪽으로 아무것도 없이 환하게 트여있다....
하지만 해가 지고 나면 빠져나가기 힘들 것 같다.... 길을 다시 걷는다....
절부암 들어설 무렵 아까의 노부부가 쉬고있다....
커피 한잔 하고 가라 하신다... 아까의 마음상함을 보았는가 보다......
사양하고 걷는다.... 오늘은 마음이 닫혀있다......
16:40 절부암....
김대건 신부 기념관
절부암 앞 잔디에 판쵸우의 깔고 모자를 햇빛가리게 삼아 눕는다.......
30분 정도를 자고 나니 몸이 춥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마음도 춥다........
큰형님이 도착했다.... 어제 곶자왈을 같이 걸으신 분과 함께....
맥주라고 한잔 하고 싶었지만.... 술없는 동네란다......
올레를 마치고 맥주한잔 못한다니.... 아쉽다....
등대로 가서 낚시꾼들을 기웃거리며 해가 지기를 기다린다...
노을을 바라보며.... 한곳을 바라보지만.... 각자의 생각은 다르겠지.....
안개가 좀 있어서 일몰이 썩 좋지 않다......
용수에서는 노을이 아름다운 펜션에서 묶을 수 있다... 비수기 \30,000
노을을 뒤로하고 큰길까디 걸어나와서 택시를 탄다.....
생태학교까지 \6,000
20:00 생태학교에 들어서니 먼저 들어온 올레꾼들이 바베큐 준비를 하고있다....
우리도 돈을 걷어 내고 합석 하기로 한다.....
물회... 삼겹살... 순대... 메뉴는 좋지만....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방으로 먼저 들어오니........ 사천총각과 포비가 따라 들어온다....
맥주 몇캔을 나눈다....... 다들 마음 한쪽이 허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