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9코스
9코스 4/18
계곡 올레와 바당 올레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길로써, ‘제주에도 이런 길이?’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는 코스다. 정을 쪼아 만든 조슨다리와 박수기정을 가로지르는 길도 압권이거니와 제주의 원시 모습을 간직한 안덕계곡 올레는 제주올레의 색다른 맛을 제공한다.
코스 경로(총 8.81Km, 3~4시간)
대평포구 -> 박수덕 -> 몰질(416m) -> 정낭 -> 기정 길 -> 조슨다리 위 (1.38Km) ->볼레낭 길 -> 봉수대 -> 황개천입구 동산 (3 Km) ~ 화순선사유적지 (3.6Km) ~ 진모르 동산 (5.1Km) ~ 가세기 마을올레 (안덕계곡 6.9Km) ~ 화순 귤농장길(7.4Km) ~ 화순항 8.81Km
07:00 기상.... 07:20 아침.... 090:00 출발(셔틀)
어젯밤 과음으로 모두들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다.....
빵으로 해장이 부족해서 김밥에 바나나 우유를 추가로 사먹는다....
큰형님과 사천총각은 벌써 9코스를 걸었다고 하여 포비와 둘이서 걷기로 한다...
9코스는 올레 코스 중 가장 짧은 코스(8.81km)이다...
8+9 이나 9+10 처럼 다른코스와 붙여서 걸어 하루를 아끼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백수라 시간이 많으니.. 9코스에 하루를 맡기기로 한다...
9코스는 오르막 내리막이 많고.. 길이 크지 않아서 자칫하면 리본을 놓치기 쉽다....
안덕계곡으로 들어서면 지리산 칠선계곡이 생각날 만큼 원시의 아름다운 길이다....
한라산 후유증에 숙취까지 겹쳐 힘들어하는 포비와 쉬엄쉬엄 걷는다.....
길이 짧은게 위안이 된다....
진모르동산이었던가....? 위치가 정확하지 않지만....
중간에 야생화 심기 체험 행사를 하고 있다...
안덕면에서 주관하는 행사인데 토/일요일에만 한다....
다행히 토요일이라 꽃나무도 심고... 이름표도 써주었다.....
e-mail 주소를 남겨놓으면 나중에 꽃나무 사진도 보내준단다.....
안덕계곡.... 아직 사람의 흔적이 없다......
화순 해수욕장 들어가기 전 길건너편에 송도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동네주민인듯한 손님이 꽤 많다.......
보리비빔밥+고기국수(\10,000)...
직접 텃밭에서 키운 야채로 만든 보리리빔밥은 맛이 있다..
고기국수는 돼지고기 국물에 중면을 넣어서 만들었는데.... 좀 느끼하다....
화순해수욕장... 9코스 종점..
화순해수욕장에서 친절하다고 소문난 화순 파출소를 찾아 가는데... 길가던 스쿠터 한대가 선다....
모라 묻는것 같은데 헬멧을 쓰고 있어서 알아들을 수가 없다....
헬멧을 벗고보니 사천총각이다..... ㅎㅎ
화순파출소 내에 있는 튓마루에 앉아 쉰다....
생각만큼 친절하지는 않은것 같다.... 그냥 소 닭보듯 하는 모양이다.....
대신 화장실은 썩 훌륭하다..... 비데가 달려있다.... ㅋ
포비는 레드브라운으로 향하고.... 혼자서 숙소로 돌아왔다...
남미총각은 아직도 발목이 좋지 않다.... 남은동안 같이 걷기는 힘들것 같다....
남은 기간 동안은 스쿠터를 빌려서 여행을 하겠단다.... 정말 좌절을 모르는 친구다....
처음 계획한 여행이 비틀어졌는데.. 나 같으면 실망감에 패닉에 빠졌을텐데... 부러운 성격이다...
어제도 해녀의 집 갔었냐고 묻더니 오늘도 물어본다... 정말 먹고싶은가 보다....
60대 아저씨 한분이 들어와서 같이 식사하러 가자고 한다....
저녁은 라면으로 이미 먹었지만... 같이 소주라도 하려 동참한다... 아저씨.. 남미총각... 나...
리조트 앞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메뉴는 왜 기억이 안나는거지...???
아저씨는 여행가이드 출신이고.. 현재는 은퇴하고 귀농해서 살고계시단다...
여행을 하며 여행전문가(?)들을 참 많이 만난다....
아직 대중화 되지 않은 올레길을 온 사람들이니...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일게다...
어제의 과음으로 소주잔을 입에 대는 시늉만 했지만.....
여행이야기... NGO 이야기...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에.... 이야기는 깊어진다....
10시가 다되어 숙소로 돌아오니 포비가 돌아왔다.... 오후 내내 레드브라운에 있었는가 보다....
바게트를 한봉지 들고있다...... 훗....
너무 지쳐보여서 인사만 하고 헤어졌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맥주가 마시고 싶었다고 한다.....
이야기 했으면 같이 한잔 했을텐데......
귀농아저씨와의 이야기 이후... 생각이 많아졌다....
세계여행을 하고 싶은 마음을 달래보려 올레에 왔는데....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하면서... 여행에 대한 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생각은 많아지는데... 정작 생각다운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3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생각을 쌓아놓기만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풀어내지 못하는 생각들이 자꾸 쌓여간다....
지금까지 정리된거라곤.... 여행을 하며 NO라는 말을 하지 말자.. 정도....
누군가가 제안을 해오면... 나는 YES라고만 하면 되는거다...
그 이후엔 그냥 함께 하면 된다.... 함께하면 즐거워진다.....
즐거운 여행을 위한 필수 항목 'YES'